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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뻘짓

200원으로 만든 부직포 가습기가 10만원짜리보다 좋은 이 상황

by 그믐치 2021. 11. 15.

비염때문에 건조한 겨울철만 되면 고생이 심하다보니 가습기 구입도 많이 하고 여러가지 종류별로도 사용해봤는데 가습기 방식마다 불편한 단점들이 존재했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일단 세균걱정을 항상 하다보니 불안불안합니다.

 

더 중요한건 습도가 방 전체로 퍼지지가 않습니다. 진동으로 물을 때려 잘개 쪼개는 방식이라 습기의 입자가 크고 입자가 크다보니 공기중에 떠다니지를 못해 가습기 주변에만 집중됩니다.

 

때문에 가습기를 항상 머리 주변에 둬야하고 제품에 따라서는 가습기가 있는 주변의 바닦에 물이 고이기도 합니다.

 

가열식 가습기는 일단 제품가격이 비쌉니다. 거기다 250W ~ 500W씩 전기를 먹기때문에 전기세도 겁나요.

 

그런데 가열판에 특수코딩을 했다고 제품마다 좋은 말 많이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공통적으로 가열판이 쉽게 부식합니다.

 

부식하면 껍질 벗겨지듯 일어나고 잔여물도 생기고 찝찝하면서 불안해집니다. 그래도 쓸 수는 있는데 불안하다고 바꾸기엔 가격 부담이 큽니다.

 

또 가열식 가습기는 가습량 조절 기능이 따로 없다면 가습량이 너무 많아 벽지에 곰팡이가 생겼던적도 있습니다. 겨울엔 환기를 자주 못하고 자다 말고 중간 중간 껐다 켜기를 반복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품중엔 딱 맘에 드는게 없고 해마다 겨울이면 가습기 고민하는것도 골치 아파서 작년 겨울 말경엔 자연식 가습기를 만들되 가습량을 올리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방안에 면수건을 여러개 널어놓고 밑에는 물통을 받쳐두고 물수건의 끝부분이 물에 잠길수 있게 배치한 후 뒷편엔 선풍기를 돌려 가습량을 올려줬더니 가습량은 필요한만큼 충분히 높지만 지나치지 않아서 곰팡이도 안생기고 딱 좋았습니다..

 

핵심은 가장 흔하고 상식적인 방법에 선풍기를 추가해 가습량을 올리는것입니다.

 

역시 가습은 겨울철 실내에 빨래 널어두는게 짱인듯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정식으로 자연식 가습기를 만들어봤습니다.

 

집에 있는 도구들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부직포 행주 : 2개 200원

물받침 : 엄마가 버렸던 반찬통 주워다 재활용

부직포 걸이 : 주방에서 훔쳐옴

팬 : PC에서 뜯어 버리려던것 재활용

아답터 : 버린 전자제품에서 남은 잔여물 

팬과 아답터는 없어도 되는 옵션입니다.

 

올해는 면수건 대신 부직포 행주를 사용했습니다.

부직포가 면에 비해 가격도 싸고 세균번식도 잘 안한다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부직포 행주를 검색하면 100원대에 판매중입니다.

다이소같은곳에도 당연히 있을것 같은 느낌.

 

부직포 행주
부직포 행주

 

요걸 반으로 잘라 사용합니다.

 

일단 완성된 모습입니다.

 

부직포 가습기
부직포 가습기

 

구조가 간단해서 설명이 필요없겠죠.

물통위에 부직포를 널고 부직포의 끝 부분이 물통에 잠기게 배치만 하면 일단 끝입니다.

 

요렇게 생긴 부직포 가습기가 판매중이긴 한데 직접 DIY를 하면 비용의 부담없이 가습량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부직포를 걸수 있는 걸이는 주방을 뒤져서 찾은건데 작년엔 창틀과 장식장 사이에 줄을 연결해서 그 위에 면수건을 걸어 사용했습니다. 

 

부직포 가습기 스팀팩
부직포 가습기 스팀팩

 

사진속 뒤에 작은 팬이 보이는데 이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팬이 없어도 되기야 된다는것일뿐 사실 이 자연식 가습기의 핵심은 팬입니다.

 

팬이 있을때의 장점은 팬을 돌렸을때 증발량을 많이 늘려주기때문에 방안의 습도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습도량도 많아집니다.

 

팬이 없이 원하는 가습량을 만들려면 부직포의 양을 많이 늘려야해서 공간낭비도 심하고 실내도 빨래를 잔뜩 걸어놓은것처럼 정신없어질겁니다. 

 

또, 선풍기보다 팬이 좋은점은 소음이 없도록 튜닝이 쉽다는겁니다. 선풍기는 전기 지식이 많지 않으면 소음이 없어지는 수준으로 속도 조절을 하는게 쉽지 않거든요.

 

저 팬은 0.18A 제품입니다. 예전에 PC 본체에서 뽑았던것 같은데 서랍속에 잠들어 있던걸 사용한겁니다. 하루종일 켜놔도 전기세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게 장점이죠. 또 크기가 작으니 원하는 모든곳에 배치하기 편합니다. 

 

PC용 팬들이 거의 12V를 사용합니다. 12V 이하의 아답터면 아무거나 사용하세요.

크기도 상관은 없지만 가능한 120mm 이상의 큰게 좋습니다. 큰것들이 천천히 돌려도 풍량이 많거든요.

 

그리고 아답터와 팬 사이에 저항이나 컨트롤러 연결할 수 있는 분은 연결하세요. 팬은 약하게 돌아도 가습에 도움이 되는데 불필요하게 세게 도니까 바람 소음이 생기더군요. 물론 팬이 강하게 돌수록 가습량을 올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저항을 연결하는대신 9V 아답터로 교체해서 소음은 많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남아도는 스마트폰 충전용 아답터인 5V 아탑터도 연결해보니 소음도 거의 없고 풍량이 약하긴 하지만 가습량 증가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팬에 낮은 전압 연결해도 팬이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집에 굴러다니는것 최대한 활용하세요.

 

최종적으로 방안에 두고 하루를 사용해본 결과입니다.

외부습도 41%일때 방안습도 61%, 팬을 돌리면 73% 까지 올라갔습니다.

 

확실하게 자연식 가습이 초음파 가습기보다는 훨씬 좋은듯합니다.

창고에 가습기가 3대나 처박혀 있는데 앞으로 사용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건 실내의 크기와 적절한 부직포량이겠죠.. 

실내 크기에 따라 어느정도의 부직포를 사용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테스트한 공간은 4평가량의 방이고 부직포 행주 2장을 사용했습니다.

구상을 할때부터 부직포량을 조절할 여분의 공간을 준비하거나 혹은 팬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든다면 실내의 크기가 달라도 대응할 수 있을겁니다.

 

요약하면 부직포량을 늘이고 줄여 습도조절이 가능하고 팬이나 선풍기를 이용하면 물의 증발량을 증가시켜 가습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겁니다.

 

지금은 전기 가습기 사용안해도 비염있는 코가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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